어차피 나는 내 생각들로 글을 써도 어떤 사회적 의미도 부여받지 못한 전례가 있으므로,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단정적으로, 어떤 근거도 없이 임의로 적도록 하겠다.
(배경지식) p이면 q이다
p는 q의 충분 조건이다. (q가 있으려면 p가 있어야 충분해)
q는 p의 필요 조건이다. (q는 p 후 필요조건이다 = p가 있은 다음에야 q가 있다.)
1. 행동을 기저 행동(근본 행동)과 본 행동(본래 행동, 본연의 행동, 본격적 행동)으로 나눈다고 가정한다.
2. 기저 행동은 본 행동의 충분 조건이다. 본 행동은 기저 행동의 필요 조건이다.
요컨대, 기저 행동을 해야 본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고, 본 행동은 그 자체로는 의미를 지니지만 기저 행동이 없으면 실현되지 않는다.
3.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구분은 시간적 상관관계에 있다. 먕백한 인과관계를 지칭할 수 없다.
요컨대, 기저 행동은 본 행동이 일어나기 위한 충분 조건일 뿐, 그것이 꼭 본 행동을 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본 행동이 일어나기 위한 first step의 의미를 지닐 뿐이다. (기저 행동이 꼭 먼저 일어나야 본 행동이 가능하다.)
4.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관계는 연속적이다. 요컨대, 어떤 본 행동은 또 다른 행동의 기저 행동이 될 수 있다.
5.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연속적인 관계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왜냐면, 상관관계 속에 나열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행동들을 모두 분류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의로 선택된 한정적 행동들을 해석하는 데에는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엄밀한 구분이 이루어지면 해석하기 용이하다.
6. 예컨대, 어떤 게임을 하는 것을 본 행동으로 친다면, 그 기저 행동은 컴퓨터 전원을 켜는 것이다.
여기서 5번의 이야기를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할 때, 컴퓨터 전원을 켜기 위한 무수히 많은 기저 행동들은 무의미하다.
(예컨대, 컴퓨터 전원을 켠다는 기저 행동을 이루기 위한 또 다른 기저 행동들은, 본체 속 메인 보드와 파워 서플라이, 그래픽 카드, 램 카드, cpu 등등을 조립한 본체에 케이스를 연결하고 또한 케이블을 연결한 뒤, 220V 가정용 교류 콘센트에 코드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 또한, 220V 가정용 교류 콘센트에 전력이 공급되기 위해선 전봇대, 송전탑을 거쳐 전기 발전소까지 이르러야 하며, 또 여러 종류의 전기 발전소를 가동시키기 위해선, 터빈을 돌려야 하는데, 또 이를 위해선 열을 포함한 물 혹은 방사성 물질의 핵분열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또 이를 위해선 펌프, 컴프레서, 컨덴서, 보일러 등의 열기관 혹은 방사성 물질을 담기 위한 저수조 등이 있는 공장들을 건설해야 하고, 또 이를 위해선 그 공장들을 설계하기 위한 플랜트 회사에 입사해야 하고, 그 입사를 위해선 스펙을 갖춰야 하고, 이 여러 종류의 스펙을 위해 학원이나, 공모전이나, 포트폴리오 등을 마련해야 하고, 또 이러한 것들이 유의미하기 위해선 최소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추어야 하고(남자라면 군필도 갖춰야 하고), 이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선 최소 검정고시 합격을 위한 국영수 공부를 해야할 것이고, 만일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강을 듣는다고 한다면, 컴퓨터 전원을 이제 또 켜야할 것이다. 또 그렇다면 220V ~~~~)
7.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은 순전히 스스로의 신체가 움직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무작위적일 수 있으나,
기저 행동의 기저 행동 등을 연속적으로 거슬러 올라갈 때, 스스로의 행동으로 (궁극적으로) 본 행동을 이룰 수 없는 개인적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이 개인적 한계는 가정 내의 한계, 나아가 사회의 한계, 시대적, 지리적 한계와 일치한다.
예컨대, 조선시대 1200~1600년대 사이에서, 노예제 하에서 노비가 글을 통해 과거를 보고 문관으로 등용될 수 없었던 것은 그러한 본 행동들을 이룰 수 없는 한계(이는 개인의 능력, 자질 등을 이야기하진 않는다)가 존재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8.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상관관계는 탐닉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요컨대, 본 행동이 어떤 중독, 탐닉의 대상이라면, 본 행동을 이루기 위해 기저 행동을 필연적으로 행하게 된다. 그럼에도 중독, 탐닉의 대상은 본 행동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기저 행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등을 비교적 약화시키게 된다.
9. 본 행동에 대한 중독, 탐닉의 증세가 심할수록, 본 행동을 이루기 위한 필연적 기저 행동은 '습관' 혹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으며, 본 행동에 대한 억압이 이루어진다 해도, 이와 연관된 기저 행동을 지속적으로 행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10. 본 행동에 대한 중독, 탐닉에 대해 논할 때, 본 행동에 대한 억압은 기저 행동의 반복 시행으로 대체될 것임은 9번으로 설명하였다. 다만 이것이 놀라운 까닭은, 기저 행동만으로도 본 행동에 대한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기저 행동 이후의 본 행동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욕구 감정은 해소될 수 있다. 이 상상은 다분히 의도적일 수도 있거나 혹은, 의식하지 않은 채로 자연스럽게 야기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인적 상상이 기저 행동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1. 예컨대, 컴퓨터 중독자에게 시험 공부를 시켜야 한다면, 도서관을 보내는 것보다 PC가 있는 환경에서 PC를 켜놓되, 아무것도 없는 바탕화면 혹은, 인터넷 창을 켜놓는 것만으로 욕구를 억압시킨 다음, 공부량에 대한 한계를 지정하고 공부를 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스스로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게임을 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컴퓨터가 켜져있는 것만으로 스스로의 자아정체성-게임 탐닉-에 부합되는 상황에 놓여있음을 자각하기 때문에 발생)을 통해 스스로가 공부에 대해 가지는 스트레스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2. 꼭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야 공부를 한다는 사람은, 기저 행동인 독서실 혹은 도서관 방문이 꼭 본 행동인 공부를 야기한다는 상관관계를 스스로 암기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임의적인 것으로서,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야 주변인이 공부를 하는 모습이 관측됨으로써 스스로의 역할, 독서실, 도서관에서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받았기에 형성된 것이다. 이는 꼭 공부라는 본 행동이 독서실이나 도서관이 아니어도 가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집에 가야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어떤 상관관계를 교육받으면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해질 것이다.)
13. 어떤 특정한 본 행동에 대한 중독, 탐닉 증세를 억압하기 위해 자신의 습관적 행동을 다른 본 행동으로 대체하기 위해선, 꼭 기존에 중독에 빠져있던 본 행동에 대한 기저 행동 역시 대체할만한 것을 찾아야 한다.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상관관계는 꼭 한정적이지 않고 앞서 설명하였듯 사실상 무한하지만, 중독, 탐닉에 이르는 본 행동 및 기저 행동의 관계는 유한하다. 따라서 꼭 특정 본 행동에 대한 욕구 감정을 억압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기저 행동을 모두 대체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쥐 공원 등이 있겠다. 마약 복욕을 억제하기 위해선, 이와 관련된 모든 기저 행동을 대체할만한 '천국'이 필요하다.)
14. 같은 기저 행동으로부터 야기되는 본 행동들 속에서, 어떤 특정한 본 행동을 억압하고 다른 본 행동만을 반복하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같은 기저 행동의 반복으로 인한 '습관화', '중독', '탐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저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동반되어야 꼭 본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13번에 대한 부가 설명) 다만, 기저 행동과 본 행동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무한하나, 분명, 중독과 관련된 기저 행동 및 본 행동의 연속은 유한할 수밖에 없으므로(왜냐하면, 꼭 중독에 이르는 행동은 '잠'을 자는 것으로 매일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 유한한 행동들 속에서의 기저 행동들을 모두 대체해야만 중독 및 탐닉을 억압할 수 있다.
15. 14번에서 설명하였듯, 중독, 탐닉은 잠을 자는 것으로 일단 매일 차단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독 증세를 억압하기 힘든 까닭은, 자신이 의식적으로 수면을 취하고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잠을 통해 스스로의 중독이 차단되고 있음을 자각하지 않고, 자각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의 수면 시간을 정형화시킬 수 있다면, 이것 하나만으로 대다수의 중독에 대한 일률적 차단 수단, 억압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
16. 잠을 자면서 꿈 속에서도 어떤 본 행동에 대한 반복을 행한다고 하는 것은 순전히 스스로의 결과론적 편향 및 일상 기억 암시로 인한 것이다. 잠은 수많은 의식적 기저 행동, 본 행동과 독립적인, 무의식적 행동이기 때문에, 어떠한 의식적 중독과는 무관할 수밖에 없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다가오는 잠과 달리, 의도적으로 자는 행동은 '잠'을 스스로의 어떤 기저 행동 및 본 행동의 상관관계 속에 포함시키는 행동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잠을 잘수록 스스로 '잠'을 어떤 기저 행동으로서 인식할 가능성을 만든다. 앞서 말하였지만, 이 '잠'은 어떠한 욕구와도 무관한 것으로서 기존 어떤 본 행동에 대한 욕구를 차단하기 위해 기존의 기저 행동들을 대체하는 역할로서 활용할 수 있음은 분명하나, 만일 해당 본 행동을 반복하는 와중에 잠을 의도적으로 자는 행동을 추가할 뿐이라면, '잠' 역시 해당 본 행동의 중독 증상을 야기하는 궁극적 기저 행동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스스로의 의식적 변화를 통해 중독 증상을 해소할 수단은 없다.
'Emptine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는 결과론적인 인식이다(게임에서 화를 내는 사람의 심리 분석) (0) | 2019.08.18 |
---|---|
유행의 대상에는 선악이 없다. (0) | 2019.08.17 |
감정의 끝, 배덕 욕구, 놀이의 순환 (0) | 2019.08.04 |
인터넷에 동영상과 사진이 없었다면 (0) | 2019.08.01 |
모르는 것도 죄가 된다 (0) | 2019.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