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관은 순전히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객체화되기까지 할 수 있을 '나'의 모습은 꼭 정형화된 무언가가 아니라, 순간순간을 타인의 시선에서 '어색하지 않도록' 스스로 사회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가지는 방어기제, 생존전략 그 자체가 주관이다.
그것을 왜곡하여 무슨 중고등학생의 꿈, 진정한 장래희망, 자신의 본연의 가치 등의 허울좋은 포장지로 '주관'을 치장하는 것은 혹자에겐 선의의 거짓말로서 자신의 꿈을 위한 동기부여를 만드는 계기로서 작용하게 될 것이지만, 마찬가지로 혹자에겐 극단적 자유주의 끝에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쾌락만을 좇을 계기를 만들어주게 하기도 한다.
일탈 역시 그 행위는 어디까지나 자기자신은 '종래의 사회적 압박, 책임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일탈'의 형태는 단지 '어떤 시각적 미디어 매체에서 보았던 것'에서 지나지 않는다.
상급자의 명령을 무시하고 배반하는 것 등의 수동공격성 행태는 그나마 자신의 '주관'을 따르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어떤 동영상에서 보았던 '일탈'을 모방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주관을 치장하는 것에는 아무런 철학적 가치도 없음을 알아야 하겠다.
이마저도 '수동공격적인 주관'도 정말 자신의 본연의 가치로서의 주관인 것이 아니라, 실은 '주관'을 결정짓는 타인의 범주를 오로지 타인의 의견에 의해 바꾸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다.
요컨대, 어떤 회사 상사의 명령을 거부하고 사표를 수리내고자 하는 행위는 자신의 본연의 자유를 찾아나서고 세계 여행을 하며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계기가 되지는 않고, 다만 자신이 여행'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상을 벗어던지게 만드는 '타인의 의견, 시선'에 의해 순전히 유도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심리적 도플갱어는 무엇이냐,
이 단어는 내가 갑자기 만들어낸 것인데,
무엇이냐 하면, 바로 "스스로의 주관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를 객체화시키는 것"이다.
말인 즉, 본래 자신의 주관은 없다.
이는 갓난아이가 시간이 지나 사회화되며 '합리적 행동'들, 어른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해나간다는 것을 보고 반증적으로 알 수 있다.
요컨대, 사회화의 과정이 없으면, 즉, 타인의 시선과 의견에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으면 갓난아이로서의 행동,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 야만적 행동,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떠한 사회화된 주관을 가지지 않으면, 사회화되었다고 평할 수 없는 모든 형태의 행동들을 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동물이나 할 행동들을 인간이 하거나, 심상을 가지는 경우가 있겠다.
이때, 자신이 사회화되며 스스로에게 주관이 낙인찍힐 때(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에 의해 '자기자신' 그 자체를 인식하며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을 느끼기 시작할 때), 스스로 어색함을 느끼게 되는 시기가 있다.
그것은 대개 '주관'은 고정적이고 근본적이며 도덕관념이 포함된 '인간적인 무언가'로 표현되고 있는 종래의 교육과는 다르게도, 실제로는 자신이 영위하는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타인들마다 스스로의 주관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주관에 대한 개념이 부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주관은 고정적인 것이어야 할 터인데 이미 스스로도 자신의 인격, 심리, 행동 등이 자신이 만나는 타인마다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형태의 주관을 나는 심리적 도플갱어라고 명명하였다.
졸려서 짧게
이 관측으로부터 알 수 있는 일상적인 예는,
친구가 없어 히키코모리인 사람이 게임이나 가상적인 인터넷에 더욱 집착하는 이유는 자신이 스스로를 친구로 삼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자신이 가상 세계에서 형성하고 있는 캐릭터에 스스로의 주관을 대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스스로를 분리하여 가상세계 안에서 눈에 보이는 그 캐릭터를 스스로의 자아로 포섭한 것이다. 이는 슬프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히키코모리는 자신의 주관을 결정할 타인이 현실상 없기에, 가상 세계에서의 타인들로부터 주관을 낙인받고, 그로 인해 자신의 자아정체성, 주관의 형성 진척도가 현실보다 가상이 더욱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한 결과로서 히키코모리는 더욱 가상에 집착할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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