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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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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놀라운 일도 많고 감명 받을 그림, 음악은 또 얼마나 많나. 그 하나하나에 자신의 미래를 걸어버리고 후회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나. 세상 놀라운 일도 많고 감명 받을 그림, 음악은 또 얼마나 많나. 그 하나하나에 자신의 미래를 걸어버리고 후회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나. 나는 그 한 순간의 이미지들에 현혹되어 지난 인생 전부를 내걸며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현실을 주욱 직시하며 고난을 걸어갈 것이다. 태어남에 있어 나의 육체는 에너지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 어떤 철학적인 관점을 들이대어도 나의 존재성은 그저 한 순간의 이미지들로 가득차있는 동적인 system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리라. 나의 존재를 인정하는 상견도,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단견도 그르니, 나는 중도라는 가상선을 향해 나아가는 이미지의 집합체일 뿐이라 정리할 수 있다. 가상의 선, 누구나가 이야기하는 자신만의 선을 향해..
겉모습으로만 살고싶네 지나가다 보는 그 수많은 이미지들 속에서 고난만이 보인다. 영화를 보다가도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고 초점을 어딜 잡아야 했고 주시점이 어디를 목표로 하고 애초에 내가 그걸 알아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교양과목 하나로 영화를 배우니, 하나의 아름다운 스토리를 바라보던 어릴 때와 달리 그걸 만들기 위해 자신의 삶을 깎아간 사람들의 고난이 눈에 먼저 보였다. 어리석게도 내가 그 과목을 듣고 유튜브를 해서 5개월만에 작살난 까닭도 있겠지만서도, 실제로 영상 컨텐츠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갈지 그들의 고난에 공감이 갔다. 그 공감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나는 이번 생에 예술가가 될 수 없다." 한편 나는 게임을 좋아했기에, 강박적으로 회원탈퇴를 해야만 게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
행복하기 때문에 불행을 좇는다 나는 근래 들어 불행을 계속 좇았던듯 싶다. 내가 생각하는 장래의 불안정성이 숨죽여 나를 옥죄어오고 있었던듯 했다. 그러나 금일 내가 깨달은 가치의 상대성으로 인하여, 나는 정말로 행복한 와중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야말로, "불행한 상태여야 행복을 좇고, 행복한 상태여야 불행을 좇는다." 체내 향상성 때문이다. 종래의 항상성이라면 주로 체온이나 물질 분비에 대해 한정적으로 쓰이는 단어겠지만, 나와 같이 변연계로 대표되는 부위들이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과도하게 비대해진 사람들에겐, 행복한 와중에 불행을 좇고, 불행한 와중에 행복을 좇는 피상적인 현상 이해도 나름대로 항상성을 위한 것이려니 해야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적어도, 지금이 불안하다는 생각에 매몰되어선 안 되겠다. 왜냐, 불안한 것만으로는 어..
하늘이 누렇네 오늘에 희망의 싹이 하나 잘림을 깨닫고 하늘이 누렇게 됨을 보았다. 내 안면에다가 모니터 빛이 계속 토를 해대니 내 눈깔이 충혈되어 그런가보다 하였다. 나는 잃은 것이 아직 하나도 없다 자위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토나오는 걸 어찌 할 도리 없으니 나는 이제 무얼 어떻게 해야할까 잠을 못 자는 것은 이제 별로 재미도 없는 일이다. 그것은 고통스럽기도 하나, 내가 지금 하늘이 누렇게 됨을 보기 8년 전에도 그리 살아오고 있었다. 다만 오늘에 그 보았던 것이 너무 토가 나올 지경이라 나는 계속 눈알이 빠져 나오는듯 하였다. 단 한 명도 나에게 무어라 하지 않았으나 그만큼이나 억수같은 모멸감의 덩어리가 내 안면에 자꾸 튕겼다. 내 어떤 장래, 가능성을 끊어버리겠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지만 만일 그 누군가 ..
생각의 늪 나는 불안감에 빠져 방금 확인한 것을 지금에 다시 또 보고, 또 보고, 또 본 끝에 여기에 이르러 글을 쓴다. 내가 확인하는 것은 응당 내가 봐야할 것이 아닌, 아무런 쓸모도 없을, 순간 지나갈만한 무의미함뿐이다., 나는 계속해서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그럴 것들을 계속해서 눈에 모래가 들어갈 때까지 확인한다. 아무런 유의미함도 없이 나는 그것이 분명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그것을 다시 본다. 왜냐면 나는 무의미한 것들만 봐왔기 때문이다.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았을 때 나는 일찍이 그런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겠다고 단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계속해서 내가 죽기 전까지만이라도 아름다운 무언가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강박적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가..
2020.3.25 알맹이는 찾지 말자. 껍데기만으로도 족하니, 그것으로 만족하리.
취업하는 꿈 나는 드라마에서도 회사, 직장인,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도 직장인의 삶을 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직장인의 삶을 엿볼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아무 경험이 없음에도 나에게 대단히 현실적이면서도 어이없는 꿈이 다가온 것이다. 인턴부터 시작하는 꿈이었는데, 인턴으로서 막 사수가 배치되고 그런 것이 아닌, 그저 덩그러니 복도에 혼자 놓여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첫째날은 회사 건물의 분위기를 보았던 것 같다. 살짝 파랗거나, 흰 직각형 건물에, 글래스월로 뒤덮인 상자 속에서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인턴에 아무 관심이 없이 컴퓨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첫날임에도, 그리고 꿈이었기에, 잘 몰랐기도 해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그저 빈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있는 상태로 첫째날이 끝..
아름다움에 대한 주관적 의미 어떤 사람의 인격이 추하거나 훌륭하다고 표현함에 있어서, 그 주관이 과연 내 자신으로부터 온 것인지 봐야겠다. 한 번 봐보니, 생각해보기를, 내가 생각하는 타인에 대한 줏대는 꼭 내 자신만의 것이 아닌, 내 부모로부터, 내 친구로부터, 내 선생들로부터 주입받은 것일 수밖에 없고 그렇더라. 그것은 의미하기를, 내가 내 자신의 아름다움조차 타인에게 맡길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타인의 불행을 내 행복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하면, 그 사람 곁에 있을 나는 타인의 불행을 수집한다. 타인의 행복을 내 행복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하면, 그 사람 곁에 있을 나는 타인을 위해 봉사하겠거니, 그러나 전자를 꼭 이기주의라고 하고, 후자를 이타주의라 하는 것에는 어폐가 있다. 그야말로 결과론적인 관점으로 행위를 곡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