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와 다름 없는 하루였다.
나는 마치 교우관계 재활치료를 받듯이 살아간다.
엊그제 잃어버렸던 것들이 오늘 다시 나에게 되새겨질 때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다만 그것들이 오늘에 그저 생각만으로 끝난다는 것을 상기할 때 나는 언짢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니
이제 내가 보고 있는 것엔 명확히 보이는 저 회색빛의 건물들과 가로막힌 벽들.
아 달라지지 않고 매일을 반복하는구나
하늘빛이 새하얄 때 나는 그것이 백야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다.
어제도 오늘도 다같이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너나 할 것 없이 잉여로운 그런 삶이 지속되었기를
그러나 어제는 딱 한 번 평생토록 있었던 하루였고 오늘도 딱 한 번 지나갈 평생동안의 단 한 번이니
구름 위 보이는 새의 날갯짓과 구름의 몸맵시와 벽 사이 갈라진 틈에서 나오는 녹물이 모두 어제와 다른 것은 분명하다.
나는 이제 어제와 오늘이 다름을 알았음에도 안타깝게도 내일이 오늘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 지레 짐작한다.
인간의 인식 속에서 추상 속의 내 모습은 달라지지 않을 지언정 물질의 영역에 속한 나의 신체는 그대로 노화되고 있음이 자명하니
내가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언짢아 하는 것은 사실 모두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것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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