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도 죄가 된다
어떤 명확한 의도없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가 일어난 여러 일들에 대해서도,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정말 엉뚱한 것으로도 책임을 물어야 할 수가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경위 속에서 자신의 무지로 인해 일어나는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대단히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과 악, 도덕관념에 준하는가 준하지 않는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판단이 아닌,
공동체의 판단으로부터 도출되기 때문에, 어떤 결과물이 공동체의 밈에 따라 '잘못'으로 판단되면 그 행동에 따른 책임을 물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말인 즉슨, 공동체의 밈에 의해 선과 악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선과 악은 태초부터 기원한 어떤 인간 본성의 것, 혹은 어떤 절대적 존재가 인간에게 내려준 마음의 제약 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현재 기업들이 광고하고 있는 상품 광고와 다름없는 사회적 밈에 불과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기업 광고들은 추상과 시뮬라크르가 혼재된 것이지만, 도덕관념은 추상에 머무르는 것이다. 따라서 추상은 (보다 세밀하게 표현한다고 착각하는) 언어를 배운 이후에 학습하게 된다는 사실로부터 도덕관념 역시 주변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전단지, 교과서, TV 광고의 내용과 다름없이 정신적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컨텐츠인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힌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얼핏 대단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당연하다.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결과에 대한 억울함은 이해가 갈 수 있지만,
'책임'이라는 추상은 공동체의 밈이 머무르고 있는 추상의 영역에서 존재한다.
책임이라는 존재성이 공동체의 밈에 예속된 이상, 공동체의 판단 하에 사회적 유용성이 결정되는 사회 속에서는 해당 개인이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나 무지로 인해 방치한 어떤 것에 대해서 해당 개인에게 죄를 물을 수 있다.
요컨대, 책임, 죄, 도덕관념, 선과 악은 모두 선결적인 행동이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공동체의 밈(정확히 말하자면 여러 명의 인간 군집이 공유하고 있는 사회적 밈, 추상, 나아가 시뮬라크르 등)이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국가적 행위자로 표상되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통용되는 밈이 타 국가적 행위자들의 그것에 비해 낙후된 것인지, 발전된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 역시 해당 공동체 속의 밈에 따른 판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해당 국가 안에서 타 국가적 행위자들의 밈이 보다 발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해당 국가의 개인들은 해당 국가의 밈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불안정성, 경제성 등에 대한 판단보다도, 해당 국가의 밈이 그대로 유지되는 동안의 자신의 사회적 유용성에 따른 이익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도리어 해당 국가의 밈을 낙후된 것이라 이야기할 개연성이 존재하게 된다.
==============여태 티스토리에 쓴 글 중 가장 과격해서 일단 여기까지만 적음